목련과 개나리, 벚꽃 등이 서서히 피어나고 나무에 새로운 잎이 나기 시작하면서 꽃구경을 나가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때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노란 꽃가루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면서 불편을 야기하기도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발생하면 심한 재채기와 피부 간지러움 외에도 눈이 토끼처럼 붉어지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찾아올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꽃가루 만나 눈 붉어진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의심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의 털, 미세먼지 등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이물질(항원)이 결막에 닿았을 때 면역 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고,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이 시기에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부분의 꽃가루는 일반적인 꽃이 아닌 나무에서 나온다. 나비와 벌 등의 곤충이 꽃가루를 옮기는 벚꽃과 진달래, 개나리 등의 ‘충매화’가 아닌, 바람에 날리면서 번식하는 오리나무와 참나무, 삼나무, 자작나무 등의 꽃 ‘풍매화’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꽃가루는 주로 3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4월에 절정에 달하는데, 그 때문에 알레르기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3~5월 사이 봄철에 가장 많은 경향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3~5월에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약 80만 명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발병한 경우 눈의 흰자가 붉게 충혈되면서 화끈거리는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흰색이나 투명한 눈곱이 평소보다 많이 끼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평소보다 눈물이 많이 나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눈꺼풀이 부어오르기도 한다. 드물게는 각막 상피가 벗겨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각막궤양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심평원에 따르면 매년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앓는 환자의 20% 정도는 9세 미만 영유아인 것으로 드러났다. 알레르기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데다,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낮고 개인위생 관리에도 취약한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영유아 환자의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아토피 등이 심하면 눈도 함께 영향을 받기 쉬운 만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을 정확하게 찾아내고 적절하게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눈 계속 비비면 합병증 위험↑…청결 유지하고 알레르기 원인 피해야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면역 반응에 따른 질환인 만큼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다. 증상을 보일 때마다 완화에 도움이 되는 안약을 사용하고, 알레르기 항원을 피하는 등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알레르기로 인해 눈이 심하게 간지러운 경우에는 혈관수축 점안제나 비만세포안정제, 항히스타민 점안제 등을 2~3일 정도 사용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점안액을 사용할 때는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되도록 혼자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자체는 시력 저하나 안질환 등을 유발하지 않지만, 눈이 간지럽다고 해서 손으로 눈을 비비는 경우 각종 안질환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눈을 비비면 각막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각막이 손상되고, 난시로 인해 시력이 저하될 위험이 높아진다. 또 지속적인 자극으로 인해 눈의 흰자 결막이 부어오르는 결막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세균 등으로 오염된 손으로 눈을 계속 만질 경우 △각막이 계속해서 얇아지는 ‘원추각막’ △눈이 뿌옇게 보이는 ‘각막혼탁’ △각막의 상피세포가 떨어져 나가 궤양이 발생하는 ‘각막궤양’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눈가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나타난 경우 과도한 눈 화장을 자제하고,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섀도우나 마스카라 등에서 나오는 작은 가루가 결막에 닿으면서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콘택트렌즈의 경우 눈이 렌즈를 이물질로 받아들일 수 있는 데다, 눈에 상처가 생긴 경우에는 렌즈를 통해 세균이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이 낫기 전에 렌즈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 의사와 상담 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아울러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을 명확히 찾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꽃가루는 주로 새벽 시간에 꽃에서 방출돼 오전까지 공기 중에 떠 있기 때문에,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 외출이나 환기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선글라스와 마스크 등으로 눈과 호흡기를 보호하고, 돌아온 후에는 옷의 꽃가루와 먼지 등을 털어내고 꼼꼼히 샤워를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