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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만협회, “BMI만으로 비만 정의할 수 없어”…더 정확한 지표는 바로 ‘이것’

작성일 24-03-05

매년 3월 4일은 ‘세계 비만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비만연맹(WOF)에서 2015년 제정한 기념일로, 비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예방 및 치료 개선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올해 캠페인 주제는 ‘BMI 2024’로 2024년 올 한 해 BMI(체질량지수) 20~24kg/m2, 비만 진단 기준인 25kg/m2 미만을 유지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BMI를 25 미만으로 유지하기만 하면 비만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


허리둘레는 대사이상의 위험을 높이는 지표 중 하나다ㅣ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세계비만협회 “BMI만으로 비만 정의할 수 없어”
비만의 정의는 ‘체지방이 과다하여 이로 인해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는 상태’이다. 따라서 비만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체지방을 측정해야 하지만, 기계의 도움 없이 체지방량을 측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통은 좀 더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BMI(체질량지수)이다.

BMI는 1859년 미국 보험업계가 만든 비만도를 평가하는 지표다.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근육량이나 유전적 원인, 다른 개인적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에 세계비만협회는 BMI만으로 비만을 정의하거나 임상적 판단을 대체하는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합의서를 채택했다. 체질량지수의 위험도는 사회적 요인, 인종, 민족, 그리고 연령에 의해 달라질 수 있으며 성공적인 비만 관리는 체질량지수의 변화만으로 평가되기 보다 환자의 의료 제공자가 논의를 통해 함께 결정한 건강 및 삶의 질 목표가 얼마나 만족되었는지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즉, 일차 평가는 BMI로 할 수 있으나 복부비만, 체지방량 등 대사이상의 위험을 높이는 다른 지표들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한비만학회(회장 가톨릭의대 김성래, 이사장 성균관의대 박철영)에서 주도한 한국 성인의 복부비만 진단 기준에 대한 연구(Appropriate waist circumference cutoff point for central obesity in Korean adults, 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2007) 결과가 최근 국제학술지 1,000회 인용을 돌파해 의미가 크다. 이 연구는 한국 성인의 복부비만 진단 및 관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성과가 높이 평가된다. 특히, 국제학술지에서 1,000회 이상 인용되어 그 결과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한국 비만학 연구의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었다.

복부비만 진단 기준에 대한 연구는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복부비만의 적절한 진단 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에 울산의대 박혜순 교수(대사증후군연구회 초대 위원장)와 부산의대 이상엽 교수 등 대한비만학회의 주요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한국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20~80세의 6,561명 한국 성인의 허리둘레와 대사 위험 요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한국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 90cm 이상, 여성의 경우 85cm 이상일 때 대사 위험 요소의 유의미한 증가가 관찰됐다. WHO에서 제시한 허리둘레 측정 방법은 양발을 25~30cm 정도 벌리고 서서 체중을 균등히 분배시키고, 숨을 편안히 내쉰 상태에서 줄자를 이용하여 측정한다. 측정 위치는 갈비뼈 가장 아래 위치와 골반의 가장 높은 위치의 중간 부위이다. 즉, 허리에서 가장 얇은 부위를 줄자로 측정하면 된다.

이렇게 잰 허리둘레 기준에 따라 한국인의 복부비만 유병률을 평가하면 한국 성인 인구 중 남성 19.8%, 여성 24.5%가 중심성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는 국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준과 다른, 한국인 고유의 임상적 특성을 고려한 복부비만 진단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는 한국 성인의 건강 관리 및 비만 예방에 대한 매우 중요한 지침을 제공하며, 공중보건 정책 및 개인의 건강 관리 전략 수립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체중 감량은 비만 관리의 한 가지 결과물에 불과해
세계비만협회는 비만 관리와 체중 감량을 구별해야 하며, 자격을 갖춘 임상의가 제공하는 비만 관리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동반 질환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근거 기반 치료법들로 구성되는 반면, 체중 감량은 비만 관리의 한 가지 결과물에 불과하다는 합의서도 발표했다. 이 합의서에는 비만 관리는 체중이 아닌 건강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만은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심각한 재발성 만성질환이다. 물론 허가된 기기의 활용, 대사/비만 수술 등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만 치료법이 존재하나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관리와 건강 개선은 종합적인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