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여성은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 자는 동안 땀이 나는 야한증 등의 혈관운동 증상을 쉽게 겪을 수 있다. 이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체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고, 혈관의 수축과 확장 운동이 불안정해져 발생한다. 최근 이러한 혈관운동 증상과 더불어 편두통을 경험하는 폐경기 여성은 심뇌혈관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편두통과 안면홍조 함께 겪으면 심뇌혈관질환 위험 상승↑
미국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의대 산부인과·역학과 캐서린 킴(Catherine Kim) 교수 연구팀은 ‘청년기 관상동맥 위험 연구(CARDIA)’에 참여한 전체 참가자 중 18~30세의 건강한 성인 여성 1,954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30년 이상 정기적인 신체검사와 설문조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추적 관찰이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이 50~60대가 된 후의 건강 상태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분석 결과, 이들 중 81명이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했으며 그중 42명은 뇌졸중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편두통 병력이 있으면서 혈관운동 증상이 장시간 지속되는 폐경기 여성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다른 여성에 비해 51% 높았으며 뇌졸중 위험은 70%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편두통과 혈관운동 증상 중 하나만 나타난 경우에는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30대부터 편두통과 혈관운동 증상을 겪은 여성에서 심뇌혈관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1.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편두통과 안면홍조, 야한증 등이 모두 혈관의 확장과 수축 운동과 관련이 있는 질환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흡연 △수면 부족 △부적절한 식습관 △부족한 운동량 △가족력 △생활습관 △호르몬 변화 등은 혈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만큼, 안면홍조 등 폐경 증상을 관리하는 것과 더불어 건강에 해로운 습관과 위험요인을 교정하면 심뇌혈관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등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들과 무관하게, 편두통 병력과 혈관운동 증상이 겹치는 것만으로도 심뇌혈관질환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북미 폐경 학회(NAMS) 학술지 ‘폐경(Menopause)’ 최신호에 실렸다.
폐경 후 여성, 비만 예방과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건강 지켜야
폐경 이후 여성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으로 비만을 예방하고, 호르몬 치료를 통해 각종 폐경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폐경 이후의 여성은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건강 관리 목표다. 폐경 후에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내장지방이 쉽게 축적되면서 복부비만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폐경을 전후한 여성에서 평균적으로 체지방은 3.4kg, 허리둘레는 5.7cm 증가한다는 대한갱년기학회의 통계도 있다.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자신의 뼈 상태를 적절히 파악하고, 근육량이 감소하지 않도록 가벼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 비만으로 인한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을 섭취할 때는 지방이나 나트륨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보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각종 과일, 채소류 등 자연식품을 먹는 것이 권장된다.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보이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콩류 등의 음식도 폐경기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폐경 증상 관리도 건강 유지를 위해 중요하다. 대한폐경학회가 국내 폐경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폐경 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조사’에 의하면 폐경을 겪은 여성 10명 중 8명(80.3%)은 이러한 폐경 증상이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별로는 불면증 및 수면장애가 전체의 58.1%로 가장 많았고 안면홍조가 48.7%, 야한증 및 식은땀이 48%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폐경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호르몬 대체요법’이 사용된다. 폐경으로 인해 인체 내에서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약물로 보충해 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증상을 호전시키는 요법이다. 적절한 호르몬 치료를 통해 안면홍조와 야한증, 수면장애 등의 폐경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북미폐경학회(NAMS)가 2022년 발표한 ‘호르몬요법 입장 성명’에 의하면 폐경 직후 호르몬 대체요법을 빠르게 시작할수록 치료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으며, 폐경 후 10년 이내라면 특별한 위험이 없을 경우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폐경 증상을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반대로 폐경 후 10년 이상이 지나 호르몬 치료를 진행하면 오히려 관상동맥경화증과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