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독에 대한 개념은 약물 중독 혹은 물질 중독의 개념을 넘어 도박,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에 이르는 행위 중독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중독이 청소년 사이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과하게 빠지면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강한 청색광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생체리듬이 깨질 수 있고, 밤 시간에 과도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수면장애의 위험에 노출된다. 이는 우울이나 불안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하루에 스마트폰을 4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에서 정신 건강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날로 심각해져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과의존'의 심각성은 오늘내일 일이 아니다. 더욱이 해마다 스마트폰 과의존 증상을 겪는 연령대마저 낮아지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기도 교육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거주하는 2만 4,638명 가운데 청소년(만 10~19세)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0.1%로, 유아 26.7%, 성인 22.8%, 60대 15.3%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2021년 27%와 2020년 35.8% 대비 각각 3.1%, 4.3% 늘어난 수치로, 청소년 스마트폰 의존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와 같은 스마트폰 과의존은 스마트폰 중독으로 이어진다. 스마트폰 중독이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몰입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학업이나 업무에 관련이 없는데도 스마트폰에 하루 6시간 이상 접속하는 행동을 6개월 넘게 지속할 때 중독 장애라고 판단한다.
그동안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발표됐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대학생은 그렇지 않은 대학생보다 2.19배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했다. 자살을 생각한 사람은 2.24배나 스마트폰 중독 위험이 높았고, 최근 1년간 우울과 불안을 경험한 사람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 유럽 소아내분비 연례 콘퍼런스(ESPE 2023)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청소년의 조기 사춘기 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오래 시청한 아이에서 성장 발달 점수가 떨어졌다는 일본 하마마츠 의과대학 아동정신발달연구센터의 연구 결과도 있다.
스마트폰 중독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면서 심각성이 점점 심화되는 가운데, 최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정신 건강 문제에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 하는 청소년, 정신 건강에 빨간불
한양대 의대 문진화 교수팀은 청소년 5만여 명이 참여한 조사 데이터를 분석,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청소년 건강 사이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정신과적 장애, 수면, 눈 건강, 근골격계 질환 등 위험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음에 주목했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 스마트폰 사용과 행동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2017년과 2020년 한국 청소년 위험 행동 웹 기반 조사에 참여한 5만 5,80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데이터에는 각 참가자의 일일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다양한 건강 관련 항목 등이 포함됐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4시간 이하와 4시간 이상으로 나누고, 스트레스, 수면, 우울증, 자살 생각, 약물 사용, 스마트폰 과의존 등과의 연관성에 대한 결과에 주목했다.
조사 결과,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의 비율은 2017년 64.3%에서 2020년 85.7%로 늘어났다. 하루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4시간 이상인 청소년은 4시간 이하인 경우보다 건강 행동 문제를 겪는 비율도 높았다.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그룹은 4시간 이하 사용 그룹보다 △스트레는 16% △수면문제 17% △우울증세 22% △자살생각·계획·시도 각 22%, 17%, 20% △음주 66% △흡연 90% △스마트폰 과의존 10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루 1~2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은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에 비해 이런 문제를 경험하는 비율이 오히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하루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4시간을 초과하면 부작용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면서 "적절한 미디어 사용을 위한 스마트 기기 사용 가이드와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