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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숙아 생존율 89.9%로 높아져...생존율 높인 요인은?

작성일 23-11-21

최근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레 고령 출산 비율이 증가했다. 이러한 임산부 고령화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 저체중아(미숙아) 출생률 또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숙아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미숙아 생존율이 높아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숙아, 질환 및 합병증 위험 높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임신주기 37주 미만 또는 최종 월경 일로부터 259일 미만에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라고 한다. 반면 임신 주기와 상관없이 출생체중을 기준으로 하여 2.5Kg 미만인 경우는 저체중 출생아, 1.5Kg 미만인 경우는 극소 저체중 출생아, 1Kg 미만인 경우는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라고 분류한다.

미숙아는 정상 분만아에 비해 사망률이 높고 출산 후 중대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으며, 실명이나 뇌성마비 같은 영구적 장애를 겪을 위험성도 많다. 또한 극소 저체중 출생아의 경우 패혈증 등 여러 중증 합병증을 동반해 신생아 사망률을 높일 뿐 아니라 성장발달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미숙아에서 가장 잘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뇌실 내 출혈이다. 미숙아의 뇌는 혈관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출생 전 상태, 분만 과정, 출생 후 혈압이나 혈액량의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출혈이 뇌실 내로 새어 나오게 되는 것을 뇌실 내 출혈이라고 한다. 약 90% 정도가 출생 후 72시간 이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1.5Kg 미만으로 출생한 신생아의 비율 약 10%에서 중증 뇌실 내 출혈이 발생한다. 하지만 재태주수가 성숙할수록 발생 비율은 급격히 줄어들며, 거의 대부분의 뇌실 내 출혈은 28주 미만의 미숙아에게서 나타난다. 이 질환은 뇌 초음파 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으며, 중증도가 낮은 소량 출혈은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대량 출혈은 뇌수종이 야기할 수도 있으며 추후 시력, 청력, 학습능력 장애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또 다른 질환으로는 동맥관열린증이 있다. 정상아는 출생 후 자연스럽게 막히지만, 미숙아로 태어난 경우에는 여러 원인에 의해 동맥관이 잘 닫히지 않거나 늦게 닫히면서 폐 혈류의 과도한 증가로 인해 호흡부전, 심부전증 등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괴사성 장염도 미숙아에서 잘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이다. 괴사성 장염은 소장이나 대장의 조직이 괴사되는 질환이다. 재태주수가 낮을수록 발생률이 높으며, 사망률이 무려 20~30%로 타 질환 대비 위험한 질환이다. 식이가 잘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갑작스러운 복부 팽만 및 혈변, 그리고 심할 경우 장 천공이나 복막염, 패혈증, 쇼크 등을 동반한다.


재태주수가 낮은 아이는 폐가 미성숙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기관지폐이형성증 발병률도 높다. 기관지폐이형성증은 재태주수가 어릴수록 발생률이 높아진다. 이 질환은 미숙한 폐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갑자기 발생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진단된다. 따라서 특별한 치료 방법이 있지는 않지만 추가적인 폐 손상을 막고 침습적 인공호흡기를 떼기 위해 산소치료를 진행하며 계속해서 폐 손상이 진행된다면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한다. 이 외에도 망막혈관들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면서 발생하는 망막의 혈관성 변화인 미숙아 망막병증, 뇌질 주위의 백질에 손상이 발생하는 백질연화증 등도 미숙아에서 잘 발생하는 질환이다.

국내 미숙아 생존율 점점 높아지는 이유…데이터 기반 치료법 덕분
다양한 미숙아 질환 및 합병증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미숙아의 생존율은 90% 가까이 향상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극소저체중 출생아 등록 연구사업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극소저체중 출생아의 생존율은 2014년 84.9%에서 2022년 89.9%로 높아졌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극소저체중 출생아의 주요 질환 유병률을 보면, 3단계 이상의 심각한 뇌실내출혈은 11.3%에서 6.0%로, 낭성 뇌실주위백질연화증은 8.3%에서 6.8%로, 패혈증은 21.4%에서 13.2%로 감소했다. 2단계 이상 괴사성 장염도 6.2%에서 5.0%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또한 2014년 출생아와 2019년 출생아가 각각 만 18개월과 만 3세가 되었을 때의 건강 상태를 장기 추적 조사해 보니, 생후 18개월 기준 뇌성마비 진단 비율은 6.2%에서 4.5%로, 만 3세 기준으로는 6.1%에서 5.1%로 낮아졌다. 재입원 비율 역시 만 18개월 기준 46.3%에서 37.2%로, 만 3세 기준 28%에서 21.8%로 줄었다.

한편, 국립보건연구원의 목표는 국내 고위험신생아의 국가 통계 자료를 지속해 생산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법의 개발과 발전을 도모하는 데 있다.

미숙아 생존율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또 있다. 국제 의학저널 신경학 연보(Annals of Neurology)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미숙아로 태어났어도 모유를 많이 먹으면 뇌의 발달 수준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숙아는 보통 학습과 사고에 중요한 대뇌피질이 덜 발달된 상태로 태어나지만 모유를 많이 먹으면 만삭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뇌와 유사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유에는 지방, 단백질, 미네랄의 균형 및 아기의 면역력을 돕는 기타 여러 유익한 요인 등 뇌 발달을 돕는 많은 요소들이 함유되어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University of Edinburgh) 연구진은 신생아 집중치료 기간 동안 미숙아를 어떻게 수유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임신 후 약 40주 시기에 모든 아기들의 뇌를 스캔했다. 그 결과, 엄마나 기증자로부터 받은 모유를 많이 먹은 미숙아들은 모유를 적게 먹은 미숙아에 비해 대뇌피질이 더 성숙해 만삭으로 태어난 정상아의 뇌 스캔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처럼 미숙아 생존율 향상과 주요 합병증 감소를 가져오기 위한 연구 및 방안은 계속되고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