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하거나 지루할 때 음식을 통해 기분을 해결하려는 행동을 감정적 섭식이라고 한다. 딱히 배가 고프거나 몸이 영양 섭취를 원하지 않는데도, 스트레스가 쌓이면 식욕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적 섭식이 과도하게 반복되거나 체중 증가로까지 이어진다면 경각심을 느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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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을 때 음식으로 푼다면 ‘감정적 섭식’ 의심해야
맛있는 음식을 추구하고 실제 먹는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본능이며, 감정 조절이나 스트레스 해소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준다. 하지만 먹는 것으로만 마음을 달래려 하거나 절제하지 못할 정도로 과하게 먹는다면 마음의 병이 있을 수 있다.
감정적 섭식의 원인으로는 △식이 조절(다이어트) △HPA axis의 이상 △감정의 문제 등이 있다. 식이 조절의 핵심은 전보다 적게 먹고 규칙적으로 먹으며 보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다이어터에게 스트레스와 배고픔을 유발하게 마련이다. 건강해지고 날씬해지기 위한 식이 조절이 감정적 과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HPA axis의 이상도 감정적 섭식의 원인이 된다. HPA axis는 뇌(시상하부와 뇌하수체)와 부신피질로 이루어진 신경 내분비 시스템을 말하며, 주 역할은 인체의 항상성 유지 및 스트레스에 대한 조절이다. 급성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식욕이 억제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에는 식욕 증진 호르몬을 분비한다.
감정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감정적 섭식이 나타난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겉으로 나타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감정 표현 불능증 혹은 스트레스를 충동적으로 해결하거나 감정을 억누르려고 하는 대처 방식 등이 감정적 섭식과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감정적 섭식은 성인뿐 아니라 4~5세의 유아에서도 나타난다.
4세 아이들, 지루할 때 평소 보다 5배 더 많은 칼로리 섭취
영국 애스턴대(Aston University) 연구진은 4세 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도 지루함을 느낄 때면 평소보다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지루할 때 평소보다 79%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19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평소 자녀에게 어떤 식습관을 심어주고 있는지, 자녀의 기질은 어떤지에 대해 질문했다. 연구에는 4~5세 아이들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지루함을 비롯해 여러 가지 기분이 들 수 있는 다양한 일상적 상황을 만든 후 아이들에게 일반적인 식사를 제공한 후 언제 배가 부른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실험 결과, 지루함을 느낀 아이들은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추가로 94칼로리를 더 먹었다. 또한 아이의 기분을 달래는데 부모가 음식을 자주 사용했고 매우 감정적인 아이인 경우, 아이는 지루할 때 5배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했다.
레베카 스톤(Rebecca A. Stone) 박사는 "지루함은 아이들이 흔히 경험하는 감정이란 점을 고려할 때 아이들이 실험실에서 단 한차례 유도된 지루한 상황(4분)에서 이렇게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다면 하루, 일주일, 일 년에 걸쳐 지루함에 대한 반응으로 과도하게 칼로리를 섭취하는 건 음식이 풍부한 환경에서 잠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아이들이 음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지루함을 경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부모는 자녀가 지루해 할 때 음식이 아닌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아이를 달래는 도구로 음식을 이용하고 싶더라도 아이의 감정에 따라 음식을 주는 행동은 향후 더 큰 감정적 섭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감각 및 소비자학 분야 학술지 '음식의 질과 선호도(Food Quality and Preference)'에 게재됐다.
감정적 섭식 극복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
감정적 섭식을 극복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감추고 있는지, 우울함이 자신을 삼키고 있거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찬찬히 들여야 보아야 한다. 신경성 폭식증과 같은 섭식 장애가 있는지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감정적 섭식으로 인한 음식 중독은 아닌지 잘 살펴봐야 한다. △배가 너무 불러 불편할 정도가 될 때까지 많이 먹거나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계속 먹을 것을 찾거나 △음식을 먹은 후 일부러 구토하거나 △주말이나 저녁에 몰아서 폭식하거나 △과식 후 자신에 대한 혐오감·우울감·죄책감을 느끼는 등의 증상 중에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음식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음식 중독, 폭식 장애 등으로 인한 비만은 일반적인 비만과 다르게 치료한다. 음식 중독이 심한 환자에게 식욕억제제를 쓰면 오히려 반동 작용으로 요요가 심해지거나 우울증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이 음식 중독이나 폭식 장애에서 비롯됐다면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정신건강의학과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주로 인지행동 치료가 진행되는데, 환자가 스스로 음식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교정하기 위한 상담이 이뤄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와 예방을 위해 스트레스나 감정 등을 음식이 아닌 자신만의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