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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 시술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금연’…흡연력 ‘이 수준’ 넘어서면 소용 없어

작성일 23-10-03

심장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스텐트 삽입이나 풍선확장술 등으로 협착된 관상동맥을 넓히는 시술을 ‘관상동맥 중재시술(PCI)’이라고 한다.

흡연이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게 중요한 위험인자임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관상동맥 시술 환자에서도 마찬가지다. 비흡연자는 흡연자보다 시술 후 치료 성적이 좋은데, 과거 흡연자가 시술 후 금연을 할 경우 비흡연자와 비슷한 정도의 치료 성적을 보인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흡연은 심혈관계 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관상동맥 시술 환자도 금연하면 예후 달라져”
국내 연구진이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흡연 상태와 그에 따른 치료 성적을 분석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한정규 교수팀이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에서 관상동맥 시술을 받고 국가건강검진에서 흡연 상태를 기록한 7만 4,471명의 환자의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비흡연자는 흡연자보다 시술 후 치료 성적이 좋았고,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와 비슷한 정도의 치료 성적을 보였다. 특히, 시술 후 금연을 시작한 환자는 흡연력이 20갑년에 도달하지 않은 경우 비흡연자와 유사한 치료 성적을 보였지만, 20갑년 이상인 경우 흡연자와 비슷한 치료 성적을 보임이 밝혀졌다.

갑년이란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숫자(갑)와 흡연을 한 기간(년)을 곱한 값이다. 예를 들어, 하루 1갑씩 20년, 혹은 하루 2갑씩 10년간 담배를 피우면 20갑년의 흡연력으로 환산된다.


우선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후 1년 이내에 시행된 건강검진을 받고 흡연 상태에 대한 자료가 있는 7만 4,481명을 건강검진 시점의 흡연 상태에 따라 △비흡연자 △흡연자 △과거흡연자(흡연력 있으나 검진 시점 금연) 등으로 나눴다.
이후 세 그룹의 관상동맥 시술 후 치료 성적을 분석한 결과 흡연자의 주요 심뇌혈관 사건(MACCE)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 대비 20% 높은 반면, 과거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와 유사한 것으로 관찰됐다. 관상동맥 치료를 받더라도 흡연이 치료 성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흡연력 20갑년 넘으면 금연 효과 사라져”
이어서 연구진은 관상동맥 시술 전과 후에 건강검진을 받은 3만 1,887명의 환자를 흡연 상태의 변화에 따라 비흡연자(비흡연→비흡연) △지속흡연자(흡연→흡연) △금연자(흡연→비흡연) 등으로 구분하여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의 과거력이 20갑년 미만인 환자의 경우 관상동맥 시술 후 금연을 할 경우 주요 심뇌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와 통계적으로 유사했다. 반면, 흡연의 과거력이 20갑년 이상인 환자의 경우 금연을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흡연하는 환자와 결과가 유사했다. 누적된 흡연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심장 근육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심근경색 환자, 금연 효과 두드러지지 않아”
또한, 연구진은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2만 8,366명의 환자만 따로 분석했는데, 전체 환자군에서와 같이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와 비교하여 주요 심뇌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15% 높았고, 과거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와 유사한 발생 위험이 관찰됐다.

다만,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시술 후 금연을 하더라도 주요 심뇌혈관 사건의 발생 위험 감소가 두드러지게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분석대상이 되는 환자가 너무 부족하여 통계적 의미가 없었거나, 심근경색이 과거 흡연으로 누적된 심장 근육 손상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 큰 비가역적 손상을 유발한 결과라는 것이 연구팀의 추정이다.

한정규 교수는 “최신의 관상동맥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도 흡연이 치료 성적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대규모 인구기반연구로 증명한 것”이라며, “그러나 흡연경력이 20갑년에 미치지 않은 경우 시술 후 금연을 하면 비흡연자와 유사한 정도의 치료 성적이 관찰된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흡연자라고 할지라도 비흡연자만큼의 양호한 치료 성적을 거둘 20갑년 정도의 기회의 창이 있는 만큼, 적극적인 금연을 서둘러 시행할 수 있도록 의사와 환자 모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 연구 결과는 심혈관계 분야 최고의 권위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됐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