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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구분하는 '이것'

작성일 23-09-14

9월 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지정한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자 지난 2003년 9월 10일 기념일로 제정했다. 우리나라도 2011년부터 자살예방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다.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는 증상은 유사하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살은 단순 인과관계로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현상이기 때문에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자살과 관련해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는 우울이다. 진단(DSM-d) 기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반복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 구체적인 계획 없이 반복되는 자살 사고, 또는 자살 시도나 자살 수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주요우울장애 증상에 포함된다. 많은 연구에서 자살로 인해 죽음에 이르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우울장애를 겪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이 우울장애는 불안장애와 증상이 유사하다. 불안장애와 우울장애는 서로 별개의 질환이지만 증상이 서로 겹치기 때문에 두 질환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고, 이를 혼동할 수도 있다. 불안장애와 우울장애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불안장애는 미래 예측 vs 우울장애는 과거 회상으로 발생
불안장애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감이 병적으로 과도하거나 오래 지속되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정신질환이다. 사실 불안감은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어떤 상황에 놀라면 일련의 정신적·신체적 증상을 겪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는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비합리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고통을 받는다. 이를 병적 불안감이라고 한다.

반면 슬픔, 절망, 무기력 등과 같은 우울한 기분이 일상에서 2주일 이상 이어지고, 피로감과 식욕, 수면의 질 하락을 겪으면 우울장애라고 할 수 있다. 우울장애는 불안장애처럼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 아닌 과거를 회상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즉 우울장애는 일상생활, 직업 및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잡한 정신 건강 장애이다.

원인 달라도 증상은 유사

우울장애와 마찬가지로 불안장애 역시 일시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한 감정이 든다고 해서 기분장애는 아니다. 일정 기간 이상 이러한 감정 상태가 지속돼야 불안증이나 우울증으로 볼 수 있다.


불안장애는 과도한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는 범불안장애, 사회적 상황을 두려워하는 사회적 불안장애, 갑자기 극도의 공포감이 밀려오는 공황장애, 공포증(포비아) 기반 불안장애 등이 있다. 우울장애에는 주요우울장애, 산후우울증, 계절성 정서장애, 조울증 등이 있다.

우울장애와 불안장애 모두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피로, 통증, 소화장애 등을 증상으로 한다. 그러나 우울장애는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는 상태이고 불안장애는 머릿속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절절매는 상태에 가깝다. 또 범불안장애의 또다른 증상으로는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걱정 △초조함 △피로 △집중하기 어려움 △두통 △근육통 △복통 △수면장애 등이 있다. 우울장애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장애라고 볼 수 있다. △불안하거나 슬프거나 공허하다는 느낌 △초조하거나 죄책감이 들거나 무기력하고 무가치하다는 느낌 △한때 좋아했던 활동이나 취미에 대한 관심 감소 △다이어트나 운동 없이 줄어든 체중 △식욕 변화 △피곤하고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 △수면장애 △말 속도 저하 △집중하거나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상태 △자살 시도나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두통, 경련, 통증 등이다.

다른 질환이지만 유사한 증상 보이는 이유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이처럼 다르면서도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뇌에서 비슷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고 불안장애를 오랫동안 앓다 보면 우울장애가 합병증으로 오기도 한다. 그래서 두 질환의 구분은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환자에게 미치는 상태나 상황을 가늠하여 판단한다.

실제로 우울장애나 불안장애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우울장애나 불안장애가 나타났을 때 가장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치료는 약물치료이다. 물론 약물치료만으로 모든 증상을 호전시킬 수는 없겠지만 우울·불안장애 증상들의 상당 부분이 신체적인 증상인 점을 고려할 때 약물치료는 매우 적절한 치료 방법이다. 이뿐만 아니라 완치를 위한 기초 발판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물론 환자의 상태와 치료 목표에 따라 인지행동요법, 변증법적 행동요법, 동기부여 요법 등을 골고루 맞춤형으로 진행할 수 있다. 또 수면장애치료와 새로운 사고패턴학습 등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환자 개인의 노력도 중요한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치료 효과가 더 높아진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