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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단맛이 아니다? 포도당 vs 과당, 어떤 게 몸에 더 해로울까?

작성일 23-08-14

체지방 축적을 초래하는 혈당 스파이크의 주범인 ‘당’. 당류는 분자 고리 개수에 따라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로 분류하는데, 이 중에서 단당류는 가장 간단한 형태의 당류로 포도당과 과당으로 구분한다. 포도당과 과당은 같은 단맛이지만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은 다르다는 사실. 포도당과 과당의 차이에 대해 알아본다.

포도당과 과당은 같은 단맛이지만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혈당 덜 올리니까 괜찮다? 과당에 대한 오해와 진실

포도당은 일반적으로 곡물이나 녹말 채소 등 탄수화물 식품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포도당으로 분해된 뒤 소장에 흡수되어 혈당 수치를 높이고,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한다.

반면 과당은 주로 꿀이나 과일에 들어있는 당류로, 일부는 포도당으로 변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과당 그대로 간으로 이동해 지방으로 저장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슐린을 덜 촉진해 포도당보다 혈당 수치가 천천히 오른다. 많은 사람이 과당이 혈당을 덜 올리기 때문에 건강에 더 좋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아쉽게도 현재 존재하는 혈당 측정기는 포도당만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당의 침입을 감지하기 어렵다. 단, 과당 스파이크를 짐작할 만한 단서는 있다. <글루코스 혁명>의 저자 제시 인차우스페(Jessie Inchauspe)는 “단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 스파이크가 나타났다면, 이는 과당 스파이크를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도당이 들어 있는 녹말 식품은 먹은 즉시에는 단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녹말은 포도당이 긴 사슬 형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먹었을 때 침 속의 효소가 녹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고, 포도당으로 분해되어야 비로소 단맛이 느껴진다. 밥이나 빵을 여러 번 씹었을 때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과당은 먹은 즉시 강한 단맛이 느껴진다. 파인애플, 망고 등 달콤한 열대 과일이나 탄산음료, 과자, 케이크, 시럽, 소스 등이 대표적인 고(高)과당 식품이다.


다이어트 방해꾼 ‘과당’…비만 초래해
포도당은 혈액을 통해 우리 몸 구석구석을 돌면서 사용되지만, 과당은 다르다. 과당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일부는 포도당으로 변하지만, 대부분 과당은 그대로 간으로 이동한 뒤 알코올과 유사한 대사를 통해 지방으로 저장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전문가들은 “과당을 많이 섭취하면 지방 대사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에서는 32명의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포도당과 과당의 지방 대사 차이를 연구한 바 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포도당 음료를 하루 총 섭취 에너지의 25%를, 다른 그룹은 과당 음료를 섭취하게 했다. 12주 후 두 그룹 모두 체중이 증가했는데, 포도당 음료를 섭취한 그룹과 달리 과당 음료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내장지방, 나쁜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증가했으며 간에 지방이 더 많이 쌓였다. 아울러 인슐린 저항성도 증가했다.


과당은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주범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과당이 비만의 주범인 이유는 또 있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우리 몸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렙틴(Leptin) 분비를 촉진시켜 우리 몸에게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과당은 포도당과 달리 인슐린의 정상적인 분비를 방해해 렙틴의 분비를 저하시킨다. 렙틴 분비가 줄어들면 포만감이 잘 느껴지지 않아 자꾸만 먹을 것을 찾게 된다. 과당을 많이 섭취하면 렙틴의 활동이 저해되어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08년, 플로리다 대학교(University of Florida) 연구팀은 6개월간 고용량의 과당을 섭취한 쥐에게서 렙틴 저항성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또한 렙틴 저항성이 생긴 쥐와 정상적인 쥐에게 렙틴을 주입한 뒤 반응성을 측정한 결과, 정상적인 쥐는 24시간 동안 먹이섭취량이 감소했지만, 과당을 섭취해 렙틴 저항성이 생긴 쥐는 식욕억제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렙틴 저항성이 있는 쥐와 정상적인 쥐에게 고지방식을 먹인 결과, 과당의 과잉섭취로 렙틴 저항성이 생긴 쥐들은 정상적인 쥐에 비해 체중이 67%나 증가했다. 연구진은 “과당의 과잉섭취는 렙틴 저항성을 초래하고, 이는 비만을 조장하는 원인이 된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달콤함 뒤에 숨겨진 칼날, ‘과당’의 조용한 습격
과당은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몸에 악영향을 끼친다. 먼저 과당은 포도당보다 10배 더 당화 반응을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화 반응은 포도당, 과당 등 당 분자가 효소의 작용 없이 단백질이나 지질 분자와 부딪히면서 갈변이 일어나며 손상되는 현상을 말한다. 당화 반응이 많이 일어나면 노화가 가속화되고 염증이 생겨 심혈관 질환, 신장 악화, 만성피로, 치매, 골다공증 등 다양한 질환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과당은 과일에 함유되어 있지만 가공식품에 첨가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액상과당 (High-fructose corn syrup) 을 주로 사용한다. 액상과당은 포도당으로 이뤄진 옥수수 전분에 인위적으로 과당을 첨가해 만든 것으로, 가격이 저렴해 설탕 대신 각종 가공식품에 쓰인다. 문제는 액상과당의 55%는 과당, 45%는 포도당으로 구성되어 있어, 혈당 스파이크와 과당 스파이크를 동시에 유발한다는 것. 아울러, 천연 과당보다 당화 반응이 더 빠르게 일어나고 당 독소도 더 많이 만들어낸다.


당류 섭취 줄이려는 노력 필요, 건강한 간식으로 대체해야
포도당, 과당 등 과도한 당류 섭취는 비만을 비롯해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 평소에 액상과당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달콤한 음료나 아이스크림, 사탕, 과자, 시럽, 소스 등의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는 액상 과당이나 고과당콘시럽 혹은 옥수수 시럽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당도가 높은 과일 역시 과다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간식이 당긴다면 견과류나 무가당 요거트, 아삭한 식감의 채소 스틱 등 건강한 간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먼저, 단맛에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달콤함과 멀어질수록 바디 라인은 물론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