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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2배 늘었는데…허약한 노년층은 절반으로 뚝

작성일 23-08-09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OECD 국가 중 상위국에 속한다.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3.6년으로, OECD 국가 평균보다 3.3년 길다. 멀 것 같던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둔 지금이다. 문제는 ‘늘어난 기대수명만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가’다. 오래 살아도 아픈 곳이 많다면 자신은 물론, 가족의 삶의 질까지 저하될 수 있다.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은 늘었지만 적절하게 관리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비율은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기대수명이 나날이 늘어가는 지금, 실제 노인들의 건강상태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최근 국내 연구진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12년간 건강 추세를 비교한 결과,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은 늘었지만 적절하게 관리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비율은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2년간 만성질환 환자 2배↑ 노쇠 환자 절반 ↓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노인 1만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도별 노인의 건강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년간 만성질환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했지만 노쇠한 비율은 절반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노쇠란, 노화와 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생활 습관이 불규칙적이거나 질병, 약제 복용이 관리되지 않고 신체 활동이 저하되면 노쇠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노쇠 지수 측정을 위해 △동반질환 △기능적 수행능력 △징후 및 증상 △검사 수치 등 4개 영역의 30여 가지 항목을 평가했다. 그 결과, 연도별 평균 노쇠 지수는 2008년 0.23점에서 2020년 0.18점까지 감소했다. 노쇠 지수가 0.2점 이상이면 노쇠 전 단계로 보며, 이는 노화와 만성질환이 겹쳐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며 허리가 약간 굽고 근육이 다소 빠진 상태다.


또한 연도별 노쇠한 노인의 비율을 비교한 결과, 2008년 41.1%에서 2020년 23.1%까지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하지 않고 건강한 비율은 2008년 28.7%에서 2020년 44.2%까지 크게 증가했다.

반면 만성질환 유병률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08년 17.9%에서 2020년 40.9%로, 당뇨병은 20.6%에서 30.0%, 심혈관질환은 5.6%에서 9.3%까지 증가했다.

한편, 씹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 비율은 2008년 59.4%에서 2020년 33.1%까지 감소했으며, 일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비율은 42.2%에서 12.0%, 흡연자는 17.0%에서 9.3%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는 비율은 늘었지만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활동적인 일상을 유지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질환에 대해 적절한 치료와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 교수는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면 노쇠를 늦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에 최근 게재됐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