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고함량 비타민 전성시대’다. 만성 피로에 환절기 면역력 저하, 여기에 봄철 춘곤증까지 더해져 심신이 피로감에 시달리는 요즘이다. 많은 이들이 건강 유지와 질병 예방을 위해 고함량 비타민을 챙겨 먹는데, 비타민 중에서 ‘비타민 B’가 피로회복과 연관이 깊다.
비타민 B군은 현대인의 필수 영양소로 꼽힌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필수 영양소 ‘비타민 B군’
비타민 B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대사 작용을 원활하게 해 피로 물질이 몸에 쌓이는 것을 막고 체내 에너지를 생성하는 영양소다. 단일 성분인 비타민 C와 달리 B1(티아민), B2(리보플라빈), B3(니아신), B5(판토텐산), B6(피리독신), B7(비오틴), B9(엽산), B12(시아노코발라민) 등 8가지로, 비타민 B군 복합제 형태로 되어 있다. 그래서 '비타민 B군'이라고도 하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다른 B군 비타민의 결핍으로 이어져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비타민 B가 부족하면 근육 속 피로를 일으키는 젖산이 축적되면서 쉽게 지치고 권태감·무기력증·체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비타민 B군이 피로와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의 환경에 노출되면 쉽게 고갈되어 결핍되기 쉽다는 점이다. 실제 만성적인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은 정상인보다 비타민 B1·B2·B6 등 비타민 B군이 부족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내 에너지 생성과 신진대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 충전, 즉 비타민 B를 매일매일 보충하는 것이다. 특히 비타민 B군은 수용성이기에 고함량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 고함량만 고집? ‘체내 흡수율’도 눈 여겨 봐야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군은 축적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체내에서 필요한 만큼 최대한 사용할 수 있도록 고함량으로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지나친 과잉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화끈거림, 가려움증, 감각 이상 등과 같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상태라 하더라도 불필요한 성분을 과다 섭취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고함량의 비타민 B 섭취 부작용으로는 △속 쓰림 △메스꺼움 △위장장애 △구역 △구토 △두통 등이 있으며, 고함량 B6(피리독신)를 장기 복용했을 때 간 수치가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사람에 따라 비타민 B를 과잉섭취하면 위장이나 간에 무리가 올 수 있으며, 신장 결석의 위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고함량'에 연연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함량'에 앞서 '비타민 B군 8종의 함유 여부'와 '상한 섭취량에 맞춰 적합한 체내 흡수율을 나타내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비타민 B는 8종이 모두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며 이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용하므로 비타민 B 8종이 모두 함유되어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핵심은 최적 섭취량…최적의 배합 찾아야
비타민 B군은 권장 섭취량(RDA)보다는 최적 섭취량(DOI)를 살펴야 한다. 권장 섭취량은 질병이나 결핍을 막기 위해 복용하는 양으로 매우 적게 설정되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적 섭취량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는데, 피로감이 심하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사람에게 최적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을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최적 섭취량만큼이나 중요한 개념은 또 있다. 바로 상한 섭취량(UL)이다. 상한 섭취량은 인체 건강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 영양소 섭취량이다. 수용성인 비타민 B군이라 할지라도 과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무조건 고함량이면 좋은 게 아니라 상한 섭취량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비타민 B군 8종이 고함량으로 들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B군 각 성분별 일일 권장량과 최적 섭취량ㅣ출처: 하이닥
한국영양학회에서 발표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비타민 B1의 성인 권장 섭취량은 1.2mg 정도이며, 상한 섭취량은 5mg이다. 비타민 B1은 비타민 B2와 비타민 B6과 균형을 이루어 섭취하면 더욱 효과가 있다. 즉, 비타민 B1 50mg에 대해 비타민 B2 50mg, 비타민 B6 50mg의 형태로 복용하여야 한다. 또한 비타민 B2를 한번에 섭취하는 양이 27mg 이하면 약 95% 정도 흡수되고 그 이상은 배설된다.
비타민 B3의 상한 섭취량은 35mgNE로, 50mgNE 이상 섭취했을 때 얼굴, 팔, 가슴 등에 홍조가 나타나고 따갑거나 가려운 증상, 두통, 어지럼,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임상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 B6를 과다 섭취한 흡연자는 폐암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타민 B12는 섭취량이 클수록 오히려 흡수율은 감소한다. 고농도의 비타민 B12를 섭취해도 약 1% 정도밖에 흡수되지 않는 셈.
비타민 B군에서는 비타민 B3, B6, B9 정도만 상한 섭취량이 존재하고, 나머지는 과잉섭취에 따른 유해영향에 대한 보고가 거의 없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B군을 과잉 섭취하면 부작용 또는 낮은 체내 흡수율을 나타낸다. 그러나 최적 섭취량으로 복용하면 운동 효과가 극대화되는 등의 효과가 여러 연구에서 나타났다. 2013년 한국운동영양학회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여성이 비타민 B1(티아민) 10mg을 4주간 섭취했을 때 지구력이 증진되었으며, 국제학술지 대사성 뇌질환(Metabolic Brain Disease)에는 건강한 성인남성 운동선수가 비타민 B2 10 mg 3일간 보충하였을 때 운동수행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즉, 최적 섭취량을 고려해 제품을 고르되 체내에서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형태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로 해소 효과 높이려면 근본적인 케어 중요…간 기능 성분도 신경 써야
비타민 B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식사만으로도 보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효율적인 비타민 B 섭취를 위해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 된다. 비타민 B군은 하나라도 부족하면 다른 비타민 B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8종이 골고루, 또 충분히 들어 있는 복합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영양제를 먹는 목적에 따라 특징적인 영양 성분이 최적으로 배합된 전문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타민 B군이 에너지를 잘 만들도록 돕는 영양소라면, 항산화 물질은 에너지 생성 과정에 나오는 노폐물인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따라서 비타민 B군과 항산화제 성분을 함께 먹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외에도 질병에 따라 추가로 함유된 성분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구내염이 잦다면 B2, 스트레스가 많다면 B6,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를 원한다면 이노시톨이 추가된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무엇보다도 피로 개선과 에너지 생성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케어가 중요하다. 간세포 재생에 좋은 실리마린 성분을 가진 밀크씨슬을 비타민 B군과 함께 복용하면 간 건강과 피로 해소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비타민 B군은 직접적으로 간에 도움을 주지는 않지만, 간 기능 중 하나인 에너지 대사에 있어 중요한 조효소로 작용하는 만큼 간 기능 개선에 도움 되는 영양성분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