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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여자아이에게 발생하는 ‘레트 증후군’…자폐증과 다른 점은?

작성일 22-08-23

약 생후 1세까지는 정상적으로 발달하다가, 갑자기 손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러한 특징을 발견한 부모는 대부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의심하는데, 신경 발달 장애 질환인 ‘레트 증후군(Rett Syndrome)’일 수도 있다.

 

여아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레트 증후군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레트 증후군, 주로 여아에게 나타나는 이유

레트 증후군은 1983년 독일의 소아과 의사인 안드레아스 레트(Andreas Rett)에 의해 처음 발견된 질환이다. 레트 증후군은 보통 생후 6~18개월까지는 비교적 정상적으로 발달하다가, 이후 머리둘레 발달 감소와 함께 운동과 언어 기능 상실, 손의 상동증 등을 보인다. 

 

레트 증후군의 원인은 X염색체(Xq28)의 결함이 있는 유전자인 MeCP2 단백질(Methyl-CpG binding protein 2)의 돌연변이 때문으로 밝혀져 있다. 이 유전자는 다른 유전자의 활동을 저지하고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문제가 생기면 다른 유전자들의 활동을 제지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다른 유전자들이 활동하면 안 되는 시기에 활동적인 상태로 남아 신경 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한다. 결과적으로 감각이나 감정, 운동신경 및 자율신경의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특정 영역의 정상적인 발달에 필요한 특정 요소가 부족하게 되거나 없어지게 된다. 

 

레트 증후군이 주로 여아에게서 나타나는 이유는 MeCP2 유전자가 X염색체에 존재하기 때문에 여자는 X염색체 중 하나에만 돌연변이가 나타날 경우 생존이 가능하지만, 남자는 출생 즉시 사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레트 증후군과 유아자폐증의 차이점은?

서울아산병원에 의하면 “레트 증후군은 1만~1만 5,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대부분 자폐나 뇌성마비, 규정되지 않은 발달 지체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한다. 레트 증후군과 유아자폐증은 발현되는 시기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두 질환의 차이점에 대해 “유아자폐증은 언어적 퇴행만 나타나지만, 레트 증후군은 언어적 퇴행과 함께 운동 기능의 퇴행도 함께 나타난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유아자폐증은 여아에게는 드물게 나타나기 때문에, 심한 자폐증 증상을 나타내는 2세 이하의 여아라면 레트 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레트 증후군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특징적인 임상 증상을 보인다. 2007년 대한물리의학회지에 실린 노호련 박사의 ‘레트 증후군의 이해’ 논문에서 설명한 레트 증후군의 증상을 소개한다.

1단계: 초기 발생단계(6~18개월)

머리 성장이 감소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줄며 저긴장이 생긴다. 1~2단계 때 음성, 표정, 눈맞춤, 목적성 있는 행동과 같은 의사소통을 위한 행동들을 상실한다. 

2단계: 급속한 파괴 단계(1~4세)

기능적 손 사용의 감소와 정형화된 손동작, 불면증, 뇌파상에서 정상 수면 패턴의 상실이 보인다. 이 단계에서 많은 레트 증후군 환자들이 자폐증 진단을 받기도 한다. 

3단계: 안정기(2~10세)

2~3단계에서 발작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특징적인 손의 정형화 패턴이 두드러진다. 또한 이동에 어려움이 생기고 운동 실조가 증가하기도 하며, 지나친 반사 반응과 강직이 나타난다. 초기의 이갈이나 불면증은 없어지며, 이 단계가 몇 년간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4단계: 후기 운동 저하 단계(10세 이후)

근육 불용, 경련성, 척추 측만증, 운동성의 저하, 성장 저하와 같은 운동적인 부분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발작의 횟수는 줄어들지만, 휠체어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도 많은 레트 증후군 환자들은 사물이나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듯한 눈의 움직임을 갖고 있는데, 이는 어린 시절부터 목적성 있는 손 사용의 감소로 인해 눈동자의 굴림이나 방향성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치료할까

레트 증후군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치료의 목적은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다. 다양한 자극을 제공하는 음악 치료, 운동 기능을 위한 수중 치료, 발작을 줄이기 위한 항경련제, 숙면을 위한 수면제 등을 처방하는 약물 치료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