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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게 TV, 스마트폰 보는 아이…‘미디어 중독’일까?

작성일 22-02-28

울거나 떼쓰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이나 TV를 보여주면 어느새 울음을 뚝 그치고 스크린에 집중한다. 외식 장소에서도 식사할 때 스마트폰을 하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부모들은 편하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스크린을 보여주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많이 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스크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스크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아이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만 2세 미만의 유아에게는 전자기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만 2~4세는 하루 1시간 이상 전자기기 화면을 보지 않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을 스크린 앞에서 보낸다. 미국의학협회 저널인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9만 명의 만 4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스크린 타임 권장 사항 실천 현황을 조사한 결과, 만 1세 이하 영유아 중 스크린을 접하지 않은 경우는 25%에 불과했다. 또한 만 1~4세의 아이 중 스크린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는 경우는 35.6%였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어린이 미디어 이용에 관해 조사한 결과, 만 3~9세 어린이는 하루 평균 약 4시간 45분 동안 미디어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9년 육아정책연구소가 조사한 영유아의 스마트미디어 사용 실태를 살펴보면, 영유아가 스마트 미디어를 처음 접하는 시기는 만 1세가 45.1%로 가장 많았으며, 12개월 미만에 접하는 경우도 7.8%에 달했다. 아이들의 미디어 시청 시작 시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시청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과도한 미디어 노출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어린아이가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문제는 ‘언어 발달’이다. 2017년 대한 소아신경학회지에 발표된 한림대학교의 연구 논문을 살펴보면, 언어 발달 지연을 겪는 아이들이 미디어 노출 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언어발달지연으로 내원한 어린이 환자 40명과 다른 질환으로 내원한 어린이 66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노출 현황을 조사·분석했다. 그 결과 언어 발달 지연군에서 24개월 이전에 미디어에 노출된 아동은 90%였으나, 대조군은 58%였다. 연구진은 “미디어의 이른 노출과 오랜 시간의 노출이 언어발달 지연의 위험인자이며, 특히 부모 없이 영유아 혼자 미디어를 시청하는 것은 언어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2014년 어린이와 미디어 저널(Journal of Children and Media)에 실린 제임스 매디슨 대학(James Madison University)의 티파니 펨팩(Tiffany A. Pempek) 교수는 미디어 노출과 부모와의 소통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시간 반 동안 TV를 틀어놓은 뒤, 12, 24, 36개월의 아이가 놀 때 부모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TV를 켜놓지 않았을 때보다 TV를 켜 놓았을 때 부모가 말하는 새로운 단어와 문장의 양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TV를 켜 놓았을 때 아이는 부모의 말을 집중해서 듣지 않아 소통에 문제가 생겼다. 영유아의 과도한 미디어 노출은 행동적·정서적 특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2019년 한국 생활과학회지에 소개된 서경대학교 신혜원 교수 연구팀은 논문에서 “아동 전체 유아의 스마트기기 이용 시간이 길수록 공격성의 수준이 높았다. 특히 남아는 스마트기기 이용 시간이 길수록 정서적 반응성과 공격성에서 어려움이 많았고, 스마트기기 노출 시간이 길수록 내재화 문제행동 중 정서적 반응성의 어려움 수준이 높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1년 한국 지식경영학회에 발표된 상명대학교 이애리 교수 연구팀의 논문에서는 “스마트기기 과의존은 아이의 활동성과 사회성을 감소시키고, 신경질적으로 나타나는 감정적 예민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단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기기 이용 시간대를 잘 통제하면 기기 과의존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정적 결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책 읽기나 음악 듣기 등을 하면서 미디어 노출을 줄이는 것이 좋다

올바른 미디어 사용법, 부모와 아이 함께해야

과도한 미디어 노출을 막으려면 부모가 먼저 노력해야 한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되도록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보지 않도록 하며, 주말에는 전자기기의 사용보다는 음악 듣기, 책 읽기, 보드게임 하기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같이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의사소통되는 나이가 되면 정해진 시간에만 TV나 스마트폰을 볼 수 있도록 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에서는 “아이가 미디어를 보는 시간을 차차 줄여서 한 번에 30분 이내, 하루 총 1시간 이내로 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