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 몸은 매일 여러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요소, 크레아티닌, 요산 같은 다양한 노폐물이 생성되는데, 불필요한 노폐물은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정수기 역할을 하는 장기인 신장이 이를 담당한다. 강낭콩 모양에 팥처럼 붉은색을 띠어 '콩팥'으로도 불리는 신장은 우리 몸이 필요한 물질은 체내에 남기고 노폐물은 체외로 배출시킨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져 몸속에 노폐물이 쌓이면 어떻게 될까. 식욕이 떨어지고, 쉽게 피곤하거나 숨이 차고,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콩팥이 손상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콩팥병(만성신부전)'이라 한다.
만성콩팥병은 1기부터 5기로 나뉘는데, 각 단계를 나누는 기준은 사구체 여과율이다. 사구체 여과율이란 콩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가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는 수치다. 혈액 검사 결과, 사구체 여과율이 분당 90~120mL이면 콩팥 기능이 정상임을 뜻한다. 즉, 건강한 콩팥은 1분간 90~120mL 정도의 혈액을 걸러서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것. 그런데 사구체 여과율이 분당 60mL 이하로 떨어졌다면, 콩팥 기능이 감소해 체내 노폐물이 잘 제거되지 않음을 뜻한다.
◇ 만성콩팥병
정상 혹은 1기: 신장 기능은 정상
- 사구체 여과율: 분당 90ml 이상
- 단,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이더라도 소변 검사에서 지속적으로 단백뇨나 혈뇨가 나타나면, 만성콩팥병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2기: 신장 기능이 감소하기 시작
- 사구체 여과율: 분당 60~89mL
3기: 신장 기능 더욱 감소
- 사구체 여과율: 분당 30~59mL
4기: 생명 유지에 필요한 신장 기능을 겨우 유지
- 사구체 여과율: 분당 15~29mL
5기: 말기신부전
- 사구체 여과율: 분당 15mL 미만
-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돼 투석이나 이식 없이는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움
만성콩팥병은 초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마지막 단계인 말기신부전까지 악화된다. 만성콩팥병 5기일 때는 콩팥 기능이 10% 미만인 상태라 자체적으로 수분과 노폐물을 배설할 수 없어 콩팥을 대치하는 치료인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만성콩팥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콩팥 기능이 감소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거나 고혈압,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콩팥 기능이 상당히 떨어질 때까지 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4기 이상으로 진행하기 전까지 콩팥에 문제가 생긴 걸 모르고 지내는 환자가 많다. 따라서 콩팥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인 △당뇨병, 고혈압, 비만 △흡연 △50세 이상 △콩팥병 가족력이 있거나 △거품뇨, 혈뇨가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콩팥의 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