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혈구는 우리 몸 곳곳에 산소를 전달하고 이산화탄소를 수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질환을 '적혈구증가증'이라 한다.
적혈구 수가 정상 범위를 넘었는지 확인하려면 말 그대로 적혈구량을 측정하면 된다. 그러나 적혈구량을 직접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고, 실제로 측정하는 병원도 드문 편이다. 따라서 혈색소가 증가하거나 적혈구 용적률이 증가하면, 적혈구증가증으로 정의한다.
혈색소(헤모글로빈)와 적혈구 용적률 모두 혈액 검사를 통해 수치를 알 수 있다. 혈색소는 적혈구의 주요 성분을, 적혈구 용적률은 혈액 내 적혈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검사 결과, 혈색소는 남성 17g/dL, 여성 15g/dL 이상이면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본다. 적혈구 용적률은 남성 54%, 여성 49%, 소아 43% 이상일 경우 비정상으로 판단한다. 남성 60%, 여성 55% 이상이라면 대개 예외 없이 적혈구량이 증가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적혈구증가증은 적혈구가 진짜 증가한 경우와 탈수 등으로 인해 적혈구가 증가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로 분류된다.
1. 총적혈구량이 실질적으로 증가하는 경우
적혈구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는 EPO(적혈구생성인자)다. 신장에서 주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적혈구의 조혈세포를 자극해 적혈구 생산을 도모한다.EPO 호르몬은 원래 일정한 속도와 양으로 분비된다. 그러나 △고산지역 거주 △만성폐질환 △흡연 △일산화탄소 중독 △수면 무호흡 등으로 인해 혈액에 산소가 적어지면, 우리 몸은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신장에서 EPO 생산량을 늘린다. 결국 EPO 분비가 증가해 적혈구가 많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저산소증 상태가 아니더라도, EPO가 비정상적으로 과잉 생산되는 종양이 생기면 적혈구증가증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신장 종양이 적혈구증가증을 일으키는데, 이때는 종양을 제거하면 적혈구증가증이 호전될 수 있다. 또, 소뇌혈관종, 일부 간암, 자궁근종, 크롬친화세포종 등도 적혈구증가증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졌다. 신장동맥협착이 있어도 저산소증으로 적혈구증가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노화 예방이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안드로겐이나 재조합 EPO를 투여하는 것도 적혈구증가증을 일으킬 수 있다.
EPO 수치가 낮음에도 적혈구증가증을 보이는 경우에는 골수에서 자발적으로 적혈구를 과잉 생산하는 진성적혈구증가증일 가능성이 크다.
2. 총적혈구량은 정상이나 혈장량이 감소해 적혈구량이 증가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
심한 설사, 구토 등의 원인으로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의 양이 감소해, 상대적으로 적혈구용적률이 증가한다.
급성 탈수와 이뇨제 치료 등으로 적혈구용적률이 증가한 경우라면 혈관 내에 수분을 적절히 보충하면 적혈구용적률 수치를 교정할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