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하루가 그렇듯 아이들도 힘들고 감정적으로 어려운 하루를 보낼 때가 있다. 자기표현이 서툴러 부정적인 감정과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모르는 자녀에게 부모의 애정 어린 포옹은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건강한 포옹의 힘
애정 어린 포옹은 위로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임상 심리학자 리사 다무어(Lisa Damour)는 “건강한 신체 접촉은 신경계를 진정시키며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 신체적·정서적으로 활발하게 발달 중인 어린아이와 청소년들에게 부모와 또래 친구들과의 신체적 접촉은 정서적 평안함을 주며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일본 교토대학교(Kyoto University) 묘와 마사코(Masako Myowa)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영유아기 아기와 신체적 접촉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아기의 뇌 활동이 활발해진다. 또한, 이스라엘 IDC 헤르츨리야 대학교(Interdisciplinary Center Herzliya) 연구진은 어린 시절 부모와 신체적 접촉이 많을수록 청소년과 성인기가 되었을 때 공감 능력이 크게 발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끌었던 루스 펠드만(Ruth Feldman) 인지발달신경과학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부모와의 안정적인 관계가 아이의 정서적 발달에 큰 영향일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애정 어린 포옹은 옥시토신(Oxytocin)의 분비량을 늘려준다. 옥시토신은 사랑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의 분비량을 억제하고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Serotonin)의 분비량을 크게 증가시켜 정서적 안정감을 찾도록 도와준다. 그뿐만 아니라, 진통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옥시토신은 인체 면역력을 증가시키며 사회성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 간의 사회적 고리가 약해지고, 그로 인해 사람들 간의 신체적 접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가족들과의 포옹도 어려워졌다. 다무어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난무하고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시기가 장기화될수록 애정 어린 신체적 접촉이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건강한 포옹을 위한 의사소통
그렇다고 무작정 자녀에게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면 안 된다. 건강한 신체적 접촉에는 몇 가지 조건이 붙는다. 그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자녀의 동의하에 신체적 접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the University of Calgary) 임상심리학 교수이자 아동발달 전문가인 쉐리 메디건(Sheri Madigan) 교수는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메디건 교수는 “신체적 접촉에 앞서 자녀와 대화를 통해 정서적 친밀감을 쌓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이의 신호를 읽는 방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자녀와 정서적 친밀감을 쌓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두 눈을 맞추며 대화를 하는 것이다” 메디건 박사는 이렇게 말하며, “건강한 신체적 접촉은 위로와 안심을 준다. 하지만, 자녀와 정서적 친밀감 없이 이루어지는 신체적 접촉은 오히려 불안감을 키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아동 교육 전문가이자 작가인 수잔 바커스(Suzanne Barchers) 박사는 “자녀에게 자신의 몸은 소중하다는 것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녀에게 신체의 소중함과 신체 결정권 개념에 대해 가르치고 강화하는 것은 자녀와의 포옹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며, 앞으로 아이가 성장하며 다양한 사람과 ‘올바른’ 인간관계를 맺도록 도와준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가 스스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는 사실이다.
또한, 부모와 아이의 건강한 신체적 포옹 통해 아이는 자신의 몸이 소중하다는 사실과 함께 타인의 몸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결과적으로 타인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