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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혈관 수술의 역사 그리고 미래 (1) 새글

작성일 26-08-21
진료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작성자 오정우 과장

현대 의학에서 혈관 수술은 확대경을 이용해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실로 찢어진 혈관을 꿰매거나, 정교한 카테터를 이용해 막힌 혈관을 뚫어내는 정밀과학의 영역입니다. 

반면 마취법과 소독 개념이 없었던 고대와 중세 시대, 혈관 수술은 환자에게는 극심한 고통을 주었고, 출혈 부위를 불로 지지는 방법 외에 할 것이 없었던 의사에게는 좌절과 공포였을 것입니다. 인류가 좌절과 공포를 극복하고 혈관 수술을 가능케 한 역사적 과정은 한 편의 생존 드라마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 이집트의 금기에서 로마 장군의 비명까지

인류가 혈관의 이상을 인지한 최초의 질환은 육안으로 쉽게 관찰되는 '하지정맥류'였습니다. 기원전 1500년경 작성된 고대 이집트의 '에베르스 파피루스'에는 하지정맥류를 '공기가 찬 구불구불한 매듭'으로 묘사하고 있고 당시의 처방은 '절대 건드리지 말 것'이었습니다. 섣불리 칼을 대었다가 발생하는 대량 출혈을 통제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금기에 처음으로 도전한 이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입니다. 기원전 5세기경 그는 정맥류 치료를 위해 다리를 압박하거나 의도적으로 혈관에 상처를 내 혈전을 유도하는 초기 형태의 천공술을 시도했습니다.

로마 시대에 이르러 혈관 수술은 더 과감해졌지만 잔혹했습니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영웅 가이우스 마리우스 장군은 마취 없이 생살을 째고 다리 정맥을 뽑아내는 수술(하지정맥류수술)을 받았습니다. 역사서에 따르면 그는 한쪽 다리 수술의 극심한 통증을 견딘 후, "치료법이 고통보다 못하다"며 나머지 다리 수술을 거부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시기 갈레노스 같은 의학자들은 출혈을 막기 위해 혈관을 묶거나 인두로 지지는 원시적인 지혈법을 제안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세의 암흑기, '이발소 의사'와 공포의 끓는 기름

중세에 접어들며 의학은 외려 퇴보의 길을 걷습니다. 종교적 이유로 인체 해부가 엄격히 금지되면서, 수술은 대학의 의사가 아닌 칼을 다룰 줄 알던 '이발소 의사(Barber-Surgeon)'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당시 의학을 지배한 것은 인체의 네 가지 체액 균형이 깨지면 병이 생긴다는 '체액설'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중세의 혈관 치료는 역설적이게도 병을 고치기 위해 환자의 혈관을 열어 피를 뽑아내는 '사혈(Bloodletting) 요법'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한편, 당시 전쟁터에서 부상병의 대량 출혈을 막는 방법은 야만에 가까웠습니다. 부상병의 사지가 절단되면 이발소 의사들은 출혈을 잡기 위해 펄펄 끓는 기름을 상처에 들이붓거나, 빨갛게 달군 달팽이 모양의 인두로 혈관을 지지는 '소작술'을 감행했습니다.(그림 1) 환자들은 극심한 통증에 쇼크사 위험에 노출되었고, 살아남더라도 주변 조직이 괴사해 2차 감염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지혈을 위한 유일한 치료법이 환자에게 더 큰 재앙이 된 외상치료의 암흑시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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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중세 전쟁터에서 지혈을 위해 불에 달군 인두로 상처를 지지는 장면


앙브루아즈 파레, 인류를 소작의 고통에서 구하다

이 잔혹한 치료법에 종지부를 찍은 인물이 바로 16세기 프랑스의 군의관 앙브루아즈 파레(Ambroise Paré)입니다. 종군 의사였던 그는 지혈을 위한 끓는 기름이 부족해지자, 고육지책으로 달걀노른자와 장미유를 섞은 고약을 부상병들의 상처에 바르게 하였습니다. 이튿날 아침, 기름으로 지진 병사들은 고열과 염증으로 신음한 반면, 고약을 바른 병사들은 통증이 덜하고 상처가 아문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파레는 끔찍한 소작법을 과감히 폐기했습니다. 대신 고대 로마의 문헌에서 언급되었던 손상된 혈관을 직접 바늘과 실로 묶는 '혈관 결찰술'을 현장에 도입했습니다.(그림 2) 이후 절단 수술의 생존율은 비약적으로 상승했고 현대적인 혈관 외과 수술의 기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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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부상당한 병사의 발에 혈관 결찰술을 시행하는 장면


알렉시 카렐, 현대적 혈관 수술의 서막을 열다

손상된 혈관을 직접 꿰매는 진정한 혈관 수술의 서막을 연 이는 프랑스 출신의 의사 알렉시 카렐(Alexis Carrel)입니다. 1894년 프랑스 대통령 사디 카르노가 괴한의 칼에 찔려 문맥이(간으로 가는 큰 혈관) 손상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바로 병원에 이송된 대통령에게 프랑스의 내로라하는 외과 의사들이 모여 지혈 수술을 시도했으나 손상된 혈관을 봉합할 수 없어서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 수술 과정을 참관했던 젊은 의사 카렐은 큰 충격에 빠졌고 이후 혈관 봉합술의 개발에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리옹의 자수 장인 마담 를르와(Madame Leroudier)를 찾아간 카렐은 그에게서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미세 바느질 기술을 배웠고, 실에 인간의 지방을 코팅해 마찰을 줄여 혈관을 봉합할 때 거친 실의 표면 때문에 혈관이 손상 받는 것을 줄이는 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그리고 혈관 끝을 세 군데로 잡아당겨 팽팽한 삼각형 모양으로 만든 뒤 꿰매는 ‘삼각 봉합법’을 창안했습니다.(그림 3) 이 기술로 비로소 제대로 된 혈관을 연결하는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19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거머쥐며 근대 혈관 수술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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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카렐이 고안한 삼각봉합법

심장혈관흉부외과 오정우과장
  • 전문분야

    말초동맥질환, 정맥질환(하지정맥류), 동정맥루조성수술, 흉부외상, 손다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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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일 안내 표 : 월요일 부터 일요일까지 오전과, 오후 예약가능여부를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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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는 수요일 종일과 금요일 오전만 가능합니다. 그 외 진료는 과로 문의해주세요. 응급 수술시 조기 마감합니다.

    2026-08-27 ~ 2026-08-28 (휴진) 오전

약력 내용시작

현재 성가롤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과장
전남대학교 의학과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원
전남대학교병원 수련
흉부외과 전문의
외상학 세부전문의

국립목포병원 흉부외과 과장
성가롤로병원 흉부외과 과장
미래로21병원 흉부외과 과장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 과장

[학회활동]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외상학회 정회원

연수 및 연구경력 내용시작

논문 및 학술자료 내용시작

[1] Journal of Trauma and Injury 2022; 35(2): 76-83.
Published online: December 24,2021
DOI: https://doi.org/10.20408/jti.2021.0064
Clinical implications of the newly defined concept of ventilator-associated events in trauma patients

[2] Journal of Trauma and Injury 2022; jti.2022.0050.
Published online: December 8, 2022
DOI: https://doi.org/10.20408/jti.2022.0050
The practicality of interleukin-6 in prognosis of blunt chest trauma

[3]Journal of Trauma and Injury 2023; jti.2022.0061.
Published online: January 31. 2023
DOI: https://doi.org/10.20408/jti.2022.0061
Treatment results of cardiac tamponade due to thoracic trauma at Jeju Regional Trauma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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